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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rvo Pärt

아르보 패르트

오마주 · 에스토니아, 2023

실패에 대해 이미 주님께 감사드렸나요?

아르보 패르트에게 바치는 오마주
아르보 패르트 센터
에스토니아, 202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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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3세에 《사도신경(Credo)》을 작곡한 후, 아르보 패르트는 국가로부터 검열을 받고 7년간의 침묵의 시간을 갖는다. 어느 날, 수도원 정원에서 작곡을 하던 그에게 한 소녀가 다가왔다.

"무얼 하고 있나요?"
"작곡을 하고 있단다."
"잘 되고 있나요?"
"아니, 잘 안되는구나."

그는 작곡이 잘 되지 않는 심정을 짤막하게 소녀에게 토로했다. 그러자 소녀가 천진난만하게 물었다.

"지금까지의 실패에 대해 주님께 감사했나요?"

나 역시, 나의 모든 실패에 대해 주님께 감사드린다. 아르보 패르트가 1975년 여름 스스로에게 던졌던 그 물음을, 이제 그해 여름 그가 이르렀던 바로 그 나이에 도달한 나는 다시금 되새기고 있다. 나는 실패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드렸는가. 그리고 회개하였는가.

패르트는 언젠가 이렇게 말한 바 있다. 우리가 슬퍼해야 할 것은 적게, 서투르게 쓰는 것이 아니라 적게, 서투르게 기도하는 것이라고. 예배 없이는 죄가 모든 것을 잠식하여, 존재와 씨름할 우리의 능력마저 압도해버린다. 그러나 그의 말을 곱씹으며, 나는 나를 잠식하는 그 슬픔이 내 예술 자체의 결과가 아니라 기도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임을 서서히 깨닫게 되었다.

아르보 패르트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, 나는 깊은 고요함에 파묻힌다. 내 영혼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낯선 느낌이다. 나는 이 공허함을 만끽한다. 그것이 아르보 패르트의 온라인 아카이브에 담긴 그 경당의 텅 빔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. 진실로 나는 이 편곡들의 공허함과 하나가 되고 싶다. 그리고 그 경당의 거룩한 공간 속으로 스며드는 빛을 끌어안고 싶다.

내 지난 작품들의 대상들은 하느님 자신께 순종하기보다, 자신들의 트라우마를 나에게 내어주었다. 나는 내 작품의 실패들에 대해 회개하고자 한다. 그러나 이 공허함이라는 지고의 영성으로 내 영혼을 채움으로써, 나는 이러한 세속적 집착들을 내려놓을 수 있으리라 진실로 믿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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